쥬라기 월드: 폴른 킹덤 본것/읽은것

잊어버리기 전에 감상을 적어둬야지 에구구...
(스포일러 만땅입니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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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룡이 많이 나와서 좋긴 했지만 쥬라기 월드로 오면서 스토리가 심각하게 약화된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. 뭐, 이야기는 옛날 시리즈에서 다 해버렸으니 이제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어 싶다. 그래도 좋았던 건 우 박사가 메인 빌런으로서 자리를 꿰어찬 것. ㅋㅋㅋ 동양인 하나 넣어주려고 한 거다, 라고 보기에는 이제 꽤나 메인 빌런이신 데다가 이 사람 너무 천재라고!!! 공원 무너진 지 얼마나 됐다고 그 새 새로운 종 만들었어!!! 완전 천재!!! 게다가 또 살아남았어!!! 능력 쩔어!!!

이전, 그러니까 원래 시리즈의 등장인물들 여럿이 나온 것도 좋긴 했다. 중요하다고 하긴 어렵지만, 후반 시리즈 주연이었던 배우 아저씨가 나와서 공룡과 인간이 손댄 과학에 대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좋았다. 나 역시 그 아저씨의 견해 쪽에 동의하는 편이라서... 애초에 쥬라기 파크 같은 게 생길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보지만(공룡을 복원한다고 할 때 연구용 이상으로 허락하는 나라가 과연 있을까... 어떻게 유지하려고?) 이미 멸종한 종을 되살릴 능력을 거의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민할 여지가 많은 이야기들이었다.

그런 면에서 본편은...

......그 공룡 대체 왜 살리려고 난리임??? 여주인공 왜 저럼??? 님 원래 그런 캐릭터 아니지 않았나여??? 이번 화에서 하이힐 안 신고 나온 건 참 다행이긴 한데, 이 여자의 사상적 변화가 되게 애매했다. 

물론 이미 살려놓은 생명인데 죽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... 어려운 문제다. 그래서 영화 전체에서 섬 떠나며 섬이 화산 연기 속에 뒤덮이던 그 모습은 정말 잘 찍었다 싶었다. 전체에서 가장 감명 깊은 부분이었다. 인간이 저지른 잘못인데 결국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공룡들이랄까. 안타까웠다.

하지만 안타까운 것과는 별개로... 이미 조류는 다 날아갔을 거고 바닷속에 있던 애들도 다 빠져나갔을 거고... 섬이 무너진들 생태계는 이미 끝장이라고! 어이가 없었다...

막판에 꼬마가 버튼을 누를 때는,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. 어른들은 아무도 누를 수가 없거든. 애한테 누르게 해서 면죄부를 준 건데... 으음. 캘리포니아 한복판에 말이죠... 육식공룡들이 막 그냥... 이제부터 생기게 될 민간인 희생자들은 대체 어떻게 하나여... 영화 안에서 죽은 희생자들은 하나 불쌍한 사람이 없었는데 앞으로 생기게 될 희생자들이 굉장히 걱정스러웠다. 책임은 누가 지나. 그런 파크를 애초에 허가해준 정부를 고소해야 하나?

꼬마의 설정은 아무리 봐도 사족이었던 거 같다.

맨션 지하에 연구실을 차리는 미국 부자들의 사고방식 참 하수다 싶었다. 중국 부자 같았으면 무인도 하나 사서 거기에 차렸을 걸!!! ㅋㅋㅋㅋ 아니 저 연구실에서 아마도 원래 주인 할아버지가 손녀딸도 만들고 뭐도 하고 그랬을 거 같은데, 그런 비밀 연구소를 왜 자기 집 지하에 만들어... 섬 하나 사서 거기 지하 파서 만들어야 뭔 일 생겼을 때 섬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깔끔하게 해결하지!

꼬마 블루는 귀여웠지만 나는 역시 티라노 언니가 더 좋다. 티렉스가 짱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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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미있게 보긴 했고, 3편도 나올 거 같긴 한데 구 시리즈만큼도 인간 캐릭터들의 매력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랄까. 그래도 공룡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으니까. 어디 가서 이렇게 공룡 와장창 나오는 영화를 보겠어 요즘. 슈퍼히어로 아닌 것도 좋고... 슈퍼히어로 정말 질린다. 

올해 영화를 거의 못 봤는데(보려고 했던 것 대부분을 이런저런 이유로 놓쳤다) 이제 좀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. 오션스8 보고 싶다. 안 되면 케이블에 들어왔을 때 유료로 봐야지. 케이트 블란쳇 너무 멋져... ㅠㅠㅠㅠ 저렇게 태어나서 사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정말 궁금합니다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