늑대아이 본것/읽은것

주변에서 인생 애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당시에 일부러 안 봤다... 그런 말을 들은 애니 중에서 취향이었던 게 별로 없었거든. ㅋㅋㅋ... 올레티비에서 무료로 풀어서 봤다.

이 애니에서 가장 환타지는 늑대인간이 아니라 여주인공인 듯. 혼자 살긴 했지만 어쨌든 평범한 여대생이었는데 애 둘 낳아 혼자 키우고 시골 가서 집 수리하고 밭 갈고 옷도 만들어... 도대체 능력치가 어디까지냐. 내가 보기엔 쓰러졌어도 몇 번은 쓰러졌어야 할 거 같은데. 물론 현실적이고 우울한 얘기는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한 거 같기는 한데, 그래도 그렇지. 

뭔가 굉장히 일본에서 좋아하는 어머니상을 그려놓은 느낌이라서 그리 와닿지 않았다. 자식들을 위해서 오로지 헌신하는 어머니상이라고 해야 하나. 물론 그런 거 전세계가 좋아하긴 하는데, 우리나라는 억척 어머니의 고생담 같은 걸 좋아한다 치면, 이쪽은 예쁘고 깜찍하게 그려놓은 느낌? 이 어머니는 거칠고 험한 모습 같은 건 없다. 고생을 하는 게 맞는데 그게 참 예쁘장하게 그려져 있다. 문화적 차이겠지 싶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 부분이 최고의 비현실이었다.

또 하나의 비현실은 화목한 시골마을... 인데 이건 뭐 그런 마을을 배경으로 정한 거니까 넘어가자. 나는 시골마을에 좀 공포가 있는 편이라서... 

그 외에 마음에 걸린 건 이 이야기가 분명히 비중상으로는 엄마와 딸 얘기가 많은 것 같은데, 사실은 아들의 성장기에 맞춰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끝났다는 것. 이것도 뭔가 너무 전형적이구나 싶어서... 막판에 엄마가 아들을 보며 "난 아직 너한테 해준 게 없어!" 하는 부분에서 음, 이거 울라고 넣은 거겠지? 근데 안 슬퍼, 어이없어... 라는 기분이 들었으니 나에게 이 애니는 영 안 맞았던 것 같다.

요즘 사회의 발전 방향을 볼 때 이렇든 저렇든 여자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고 많이 나오는 게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한다. 하지만 이렇게 어머니의 희생과 아들의 성장과 독립 같은 얘기를 예쁘게 포장해서 던져줄 거 같으면 차라리 괴물의 아이처럼 여자가 아예 안 나오는 게 나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. 어느 쪽이 더 나은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.

그저 여주인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... 전망 없는 남자에게 빠지지 마! 너 기껏 대학 들어가서 힘들게 다니고 있었잖아! 졸업하고 취업하기 전까지는 피임을 해!!!!!



덧글

  • 지옥마늘 2018/01/18 01:13 #

    저도 같은 생각했어요. 특히 마지막 두 문단 매우 공감합니다. ㅠㅠ
    평소엔 인간모습으로 잘 만나다가 왜 자는 장면에선 레알 늑대로 바뀐건지.. 전 초반에 이 부분부터 감상이 망했어요. ㅠㅠ
  • sandmeer 2018/01/18 16:33 #

   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. ㅎㅎㅎ
    그러게요... 저도 왜 거기서 그렇게??? 싶어서... 여주인공 몸은 괜찮니 싶어서 걱정스러웠습니다...;;;;; 게다가 장래가 불확실하면 생명보험 정도는 좀 들어놨으면 싶었습니다 ㅠㅠ
  • 터프한 루돌프 2018/01/18 11:01 #

    공감되는 글이였습니다
    전 정말 나는 아직 너한테 해준게 없어!!
    라는 대사 의아해서 찝찝하더라고요
  • sandmeer 2018/01/18 16:34 #

    그쵸...!! 저만큼 해줬으면 됐지 왜 해준 게 없대 싶어서 기분이 정말;;; 게다가 그 아들놈은 엄마를 지고 집까지도 아니고 어디 주차장에 떨궈놓고 가질 않나;;; 그런 철부지 독립해서 산신령이 돼도 되는 거냐!!! 하고 화내고 싶었습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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